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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심리상담

청소년심리상담 _ 대화의 주제 정하기

by 토끼와비버 2025. 2. 6.

상담 주제 정하기

1. 대화의 주제 정하기

  상담할 때 대화의 주제를 선택해서 이끌어가는 방법은 초기와 중기 이후에 현저히 다릅니다. 상담 초기에는 개방형 질문을 통해 내담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도록 최대한 허용적인 분위기이지만 대화의 주도권을 가지고 주제를 정하는 것은 전문가인 상담가의 역할입니다. 상담 중기는 본격적인 치유를 위한 단계로 의례적인 질문보다는 내담자가 진정으로 하기 원하는 이야기로 상담 시간을 채워야 합니다. 

  대화 주제의 선택은 전적으로 내담자의 자유이자 책임입니다. 초기 상담에서는 문제를 탐색하고 구조화를 하여 내담자가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줄 때 내담자의 반응은 각양각색일 수 있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봇물 터지듯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내담자도 있는 반면 무슨 말을 할지 몰라 당황하며 긴장하는 내담자도 있을 수 있습니다. 내담자의 편리를 위해 내담자가 해야 할 일을 상담자가 대신해주는 것은 순간의 어려움은 모면하게 할 수 있지만 진정으로 내담자를 위한 것은 아닙니다. 상담자는 모호함과 침묵을 견디고 내담자의 불안에 대해 여유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충분히 인내하고 기다렸음에도 불구하고 내담자가 대화 주제를 말하는 것을 힘들어하면 상담자는 내담자가 주제를 이끌어 가도록 촉진하는 발언을 할 수 있습니다. 

 

2. 대화 주제의 선택은 내담자의 몫

  내담자가 주제를 선택하도록 하는 이유는 내담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때 내담자를 가장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내담자가 다루고 싶어 하는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것을 극복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내담자이므로 상담을 진행하는 주체는 바로 내담자가 되어야 합니다. 내담자는 자신의 어려움도, 생활 속에서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도 직접 체험하기에 오직 내담자만이 상담의 가장 중요한 주제를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주제 선택이 처음에는 힘들더라도 그 고비를 넘기고 나면 내담자는 차츰 자신의 의견과 욕구가 존중되고 자율성이 발휘되는 것을 느끼며 자존감을 키우고 자아의 힘을 비축해 나갈 수 있습니다.

 

3. 내담자 기다리기

  발언권이 주어지더라도 내담자가 즉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담자에게는 무슨 이야기를 할지 생각하고 음미하고 뜸을 들이는 작업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주제를 선택할 때까지 담담하고 편안한 자세로 충분히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내담자가 20초가 지나도록 말을 하지 않으면 "지금 무슨 생각을 하세요?"라고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침묵이 극단적으로 길어질 때는 침묵 중에 내담자의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알아보고 내담자의 마음 흐름을 알아보는 쪽으로 탐색해 나가 볼 수 있습니다. 침묵을 다루는 핵심은 내담자의 이야기 주제에 대해 상담자가 어떠한 영향력도 발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4. 내담자가 선택한 주제 존중하고 끝까지 경청하기

  상담의 주제를 정할 때 상담자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 회기에 무슨 이야기를 할지는 내담자의 권리로 주어져야 하며, 내담자가 자발적으로 하는 내용이 내담자에게 가장 중요한 주제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 상담자가 보기에는 내담자가 하는 이야기가 중요하지 않은 듯 보여도 상담자는 내담자의 말에 관심을 가지고 경청하며 내담자의 메시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상담자가 미리 판단하고 내담자의 말을 무시하게 되면 내담자는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할 수 없고 상담자가 원하는 이야기에 맞추려고 하게 되기 때문에 내담자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이야기를 다룰 수 없게 됩니다. 상담은 내담자의 말과 상담자의 말로 구성되는데 상담의 초기가 아닌 한 상담은 내담자가 자유롭게 발언을 할 수 있도록 허용되어야 합니다. 내담자가 말하기 시작하면 말을 다 할 때까지 충분히 듣는 것이 좋고 이야기를 듣는 도중에 의문사항이 떠오를지라도 가급적 그 의문을 간직한 채 끝까지 내담자의 말을 따라가며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담자가 말끝을 높이고 상담자에게 발언을 하라는 몸짓 신호를 표시하고 침묵에 돌입한다면 말을 다 끝마쳤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상담자는 자신이 경청하고 있다는 신호를 내담자의 말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간간히 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상담자와 주제

  상담 초기를 제외하면 대부분 상담에서 대화의 주제는 기본적으로 내담자가 선택하지만 상담자도 가끔 할 이야기가 생기고 주제를 제시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는 구조화가 필요할 때, 약속 시간과 날짜를 바꿔야 할 일이 생기거나 상담비가 조정되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내담자는 저항의 방식으로 지각을 하거나 예고 없이 결석하거나, 시간을 자주 바꾸고 상담비는 내지 않기도 합니다. 내담자가 저항으로 상담의 한계를 깨기도 하는데 이런 행동은 반드시 다루어야 하며 그 밑에 감추어진 상담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나 저항을 그때그때 다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롭게 구조화를 하거나 저항을 다룰 때 가급적이면 내담자의 이야기의 흐름을 꺠거나 방해하지 않고 주제를 다루어야 합니다.

  내담자의 언어가 제대로 이해되지 않으면 상담자는 엉뚱한 질문을 하게 되고 요지에 맞지 않는 발언을 하여 대화의 응집성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내담자는 지금까지 해오던 발언을 회피하고 주제를 바꾸게 될 수 있고, 상담자를 이해시키기 위해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됩니다. 따라서 시기적절한 탐색적인 질문을 통해 내담자로 하여금 진정한 고민 내용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고 상담자에 의해 잘못된 주제 전환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