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석
상담자는 내담자 대신 살아주거나 판단하고 고칠 수 없습니다. 그저 내담자를 비춰주고 자극하고 지적하며 안내하고 동반할 수 있을 뿐입니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도록 거울 역할을 하고, 내담자는 상담자라는 거울에 비친 마음을 바라보고 자신의 모습을 다듬어 나갑니다. 자기 탐색적 질문이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의 것을 이끌어 내도록 자극하는 개입이고, 공감반응은 상담자가 내담자의 모습을 알아주며 비춰주는 작업이라면 이에 비해 해석은 내담자가 잘 인식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인식할 수 있도록 지적하고 연결하고 통합시키도록 돕는 개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상담자는 내담자로부터 전해받은 메시지 하나하나에 대해 매 순간 가능한 치료적 개입과 그에 따른 결과를 충분히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해석이란 내담자가 피하고 있거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담자의 언어개입입니다. 문제나 증상을 가져오는 부분에 대해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무의식 영역에 있는 모습에 대해 의식 수준에서 인식하도록 지적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왜 그렇게 행동하고 말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내면의 원인을 파악하도록 돕는 상담자의 발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석은 없는 것을 새롭게 창조해 내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 내면에 원래 있었으나 있는 줄 모르고 있던 것을 알도록 도와주는 작업입니다. 내담자와 협력하여 스스로 직면하기 고통스러워 회피하고 외면하던 진실을 찾아서 만나고 화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통합하도록 이끄는 상담자의 치료 행위입니다.
해석이란 정신분석에서 비롯된 용어로써, 지적하다 또는 가르키다 라는 의미의 구어체에서 유래된 용어입니다. 증상을 일으키는 심리 내적인 역동을 깨달아 알게 되는 것이 정신분석의 목적이라면, 그 역동을 깨달아 알도록 내담자의 준비도를 고려하여 시의적절하게 하나하나 천천히 지적해 나가는 것을 해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담자가 미처 보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지적해 주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면 좀 더 마음 편히 해석이라는 치료적 개입을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담자는 해석을 통해 자신에 대한 인식과 자각을 넓혀 나가도록 자극되고 안내될 수 있습니다.
2. 해석의 과정
내담자의 무의식 영역에 대한 통찰은 한 번의 해석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해석은 즉각적으로 예리하게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가 받아들이는 정도에 따라 조금씩 점진적으로 그 수위를 조절해야 합니다. 자신이 외면하던 마음의 역동을 깨닫는 것으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석은 부분적이고 단편적으로 해나가야 합니다. 표면적이고 주변적인 것에서 시작하여 서서히 중심적인 것으로 나아가야 하며, 명백하게 인식하고 있는 의식화된 내용에서 시작하여 무의식의 내용으로, 부분적이고 단편적인 것에서 복합적이고 보다 통합된 형태로 나아가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단편적으로 주어지는 해석이 부수적인 것에 머무르지 않고 종국에 가서는 하나의 전체를 이루는 통합된 형태로 연결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해석은 비전문적이고 간결한 일상적인 언어를 사용하되 표현을 다양하게 구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사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해 주어야 하므로 똑같은 표현 보다는 다양한 표현으로 구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다양한 표현을 사용한다고 해도, 해석을 너무 자주 하는 것은 해석의 신선도를 반감시키고 그 효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합니다. 질문이나 제안, 혹은 추측의 형태로 제시하며, 그에 대해 내담자에게 자유로운 선택권이 있음을 느끼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코 단정적이고 확신하는 태도로 제시하지 않도록 합니다. 내담자가 만약 해석에 저항하거나 거부하면 상담자는 내담자의 의견을 존중해야 합니다. 내담자가 거부한다면 상담자는 인내하며 좀 더 안전하고 적절한 시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해석을 전달하는 상담자의 언어는 매우 다양합니다. 단순하게는 자기 탐색을 유도하는 질문의 형식을 빌려서 전달할 수 있고, 요약과 반영의 형식으로 전달할 수 도 있으며, 심지어는 역설적이게도 폐쇄형 질문의 형식으로 전달될 수도 있습니다. 가장 흔히 사용하는 해석의 언어 범주는 반영의 형태를 띠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해석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반영과는 다른 좀 더 복잡한 언어 표현을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3. 해석의 시기와 강도
해석은 내담자의 통찰 수준과 학습 상태를 고려하여 사용되어야 합니다. 내담자가 자기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바를 고려하며, 내담자의 이해와 수용의 수준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가장 시기적절한 해석은 내담자가 스스로 문제에 이미 접근되어 있을 때 입니다. 내담자가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이른 해석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내담자의 고통스러운 감정이 크게 건드려지거나 자존심이 손상을 입지 않을 정도로 그 강도를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내담자가 해석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수용하기 어려워한다면, 상담자는 내담자와 함께 내담자의 내면의 흐름을 더 탐색하고 들여다보아야합니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문제를 초래하는데 기여하는 여러 특성들을 연결시켜 주거나 내담자의 문제 행동과 그 결과를 연결시켜 주는 언급을 할 수도 있습니다. '명료화 해석'이란 특정 주제에 대한 내담자의 생각과 감정을 구체화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에서 주제를 가려내어 더 잘 이해하도록 요약해 주는 진술입니다. '비교 해석'은 두 가지 이상의 사건, 생각, 감정을 대비시켜서 반복되는 유사성이나 패턴을 강조하거나 반복되는 모순점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소망-방어 해석'이란 내담자의 소망과 그에 대한 방어체계를 지적하는 것으로 가급적 덜 수치스러워하는 방어 요소를 먼저 해석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 초보상담자가 범하기 쉬운 오류
초보상담자는 공감하려는 마음이 앞서 객관적인 시각 보다는 내담자에게 동조하는 식의 공감적 반응을 하기 쉽습니다. 상담자의 중심을 지키지 않고 내담자의 주관적인 내용에만 초점을 두어 이해하고 공감하면 객관성을 잃게 되기 쉽습니다. 내담자의 불평불만을 공감하다가 뒤늦게 객관성을 회복하여 문제행동을 지적한다면 일관되지 않은 태도로 내담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내담자가 상처받고나 싫어하는 것을 두려워하여 문제행동에 접근하고 다루는 것을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담자는 내담자와 작업 동맹이 잘 형성되어서 내담자의 이야기를 잘 따라가면서도 자신의 중심을 지키고 전문적 역량을 갖추면서도 내담자를 따라가고 수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5. 해석에 대한 반응과 효과
해석은 내담자의 내면을 자극하여 통찰을 향하도록 돕고, 직면과 환기의 효과를 동시에 지닙니다. 해석을 통해 내담자는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하지만 해석의 효과는 지연되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즉시 반응을 보일 때도 있지만, 내담자의 내면에 잠복해 있으면서 지속적으로 작업되고 나타나기도 합니다. 해석에 대해 거부한 경우에도 이후에 그에 대해 생각하고 뜸 들이다가 발전된 통찰을 드러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해석의 강도가 크면 지나친 충격의 결과 내담자의 병리적 방어가 강화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상담자는 내담자의 반응을 통해 그리고 상담과정을 통해 해석을 검증하면서 바르고 정확한 길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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